남경필 딜레마 “원내대표 출마” 밝혔지만 黨 차출 거절도 부담
입력 2014-02-13 02:31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에 치러지는 경선을 선택하면서 6·4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와는 더 거리를 뒀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남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승리가 불투명한 당의 출마 제의를 끝까지 뿌리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다.
남 의원은 12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저서 ‘시작된 미래’ 출판기념회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중앙에서, 국회에서 당을 개혁하고 국회를 생산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내 선택은 원내대표”라며 아예 못을 박기도 했다.
반면 경기지사 출마 제안에는 고사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지역구인 수원에 가면 ‘남 의원 도지사 해. 출마 좀 해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출마를) 고민하라는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당을 개혁하고 정치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권 등 요충지에서 야권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제기된 중진차출론 때문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차출에 대해 ‘필승을 위한 총동원령’이라고 묘사했다.
중진차출론은 남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승리가 불투명한 경기지사 선거에 뛰어들자니 원래 꿈인 원내대표직을 포기하기 아깝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고수하자니 당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동료 의원들의 시선이 따갑다는 점이 딜레마다. 남 의원은 최근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만난 자리에서 출마 제안이 있었음을 시인하면서 “당시 불출마 선언만큼은 하지 말아달라는 제안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분위기 같아서는 남 의원이 차출을 피하기 위해 경기도지사 불출마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까지 포기한다고 해도 용서받기 힘든 분위기”라며 남 의원에게 쏟아지고 있는 출마 압박을 묘사했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5월 중순의 상황에서 지방선거 판세가 여전히 여당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그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원내대표 경선에도 악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