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고생 많았다… 고맙게 잘했다”
입력 2014-02-13 01:34
“하지정맥류가 허벅지까지 올라왔는데…, 잘했다. 고맙게 잘했다.”
12일 새벽 ‘빙속 여제’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가 확정되는 순간 그의 집에선 가족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상화 금메달!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해설자의 말에 집안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경기 내내 가슴 졸이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던 어머니 김인순씨는 “상화야, 4년 동안 고생 많았다. 수고했다. 기특하다”며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허벅지까지 올라온 하지정맥류 증상을 무시하며 묵묵히 레이스를 펼친 딸이었다. 김씨는 “하지정맥류가 허벅지까지 올라왔는데 수술을 할 시간이 없어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 이우근씨도 딸의 금빛 질주를 대견스러워하며 “잘했다. 고맙게 잘했다”고 격려했다.
외신들의 극찬도 쏟아졌다. AP통신은 “2013∼2014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지배한 이상화가 올림픽마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며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이상화는 마치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후반의 폭발적인 스퍼트를 칭찬했다. 미국 NBC스포츠도 “이상화는 스스로 최고의 선수임을 보여줬다”면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레이스를 압도했다”고 했다. 개최국 러시아의 R-스포르트는 “여자 500m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네덜란드 선수가 시상대 맨 위에 서지 않은 유일한 경기”라고 설명하며 네덜란드의 독식을 깬 이상화에게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상화가 올림픽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며 “두 차례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고 한 해에 네 번이나 신기록을 경신한 선수는 이상화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