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한국경제 탄탄… 신흥국 중 취약성 지수 최저”… ‘금융정책 보고서’ 의회 제출
입력 2014-02-13 02:33
‘신흥국과 차별화됐다는 게 맞아?’ 올 들어 3조원 이상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을 바라보면서 투자자들은 신흥국과의 차별화 주장에 의문을 품었다. 일부는 아르헨티나 등의 통화가치 급락을 지켜보며 ‘혹시나’ 하는 공포에 휩싸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상당 부분 가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국을 전 세계 신흥경제국 중 외부변수 충격을 받지 않는 탄탄한 경제 토대를 가진 우수국가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1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금융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신흥경제국을 대상으로 취약성 지수를 산정한 결과 대만과 우리나라가 가장 낮았다.
취약성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와 국가부채 비율 등을 종합해 산정한 수치로 높을수록 경제가 외부 변수에 흔들리기 쉽다는 의미다.
한국은 취약성 지수 3.0∼13.0의 범위 중 4.0 정도였으며 대만은 4.0보다 조금 낮았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6.0을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화가치 급락을 겪은 인도는 10.3, 브라질은 12.0 정도로 나타났고 터키는 12.5로 가장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말부터 지난 6일까지 통화가치 절상률(미국 달러화 대비)이 2.5%로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 신흥시장 동요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4개국은 통화절상률이 -15.0∼-20.0%에 달했다.
보고서는 “신흥국에서 최근 나타난 자산 투매 현상은 일정부분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경제 취약성에 근거해서 (국가별로)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미 연준 보고서로 최근 외국인 매도가 한국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일부 펀드 환매에 따른 기계적인 매매라는 분석도 힘을 얻게 됐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최근 특정 신흥국 우려로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환매가 들어오게 되면, 한국 등 우량 신흥국에서도 기계적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 외국인투자기업 오찬간담회에서 외국인 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호소했다.
현 부총리는 “최근 한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라며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한국은 3.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 결정 이후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보유고로 신흥국과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