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3·1절-부활절 예배부터 다시 연합을”

입력 2014-02-13 02:32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분열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대사회적 신뢰는 물론 국제적 위상까지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계 지도자들 사이에는 특히 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맞는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물꼬를 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2014년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에 예장합동과 고신 등 주요 교단 및 교계 단체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 중이다. 현재 40여개 교단이 준비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예장합동은 임원회 차원에서 연합예배에 불참키로 결정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자체 행사를 개최키로 최근 결정했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 신광수 목사는 “흐트러진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 출발을 위한 첫걸음으로 부활절연합예배에 거는 교계 내부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행사 개최 전까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연합예배에 동참해달라는 권유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활절연합예배 외에도 3·1절이나 광복절 기념행사 등 한국 교계가 서로 양보하며 연합 행사를 이어나간다면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특히 부활절연합예배는 전국 16개 시·도 기독교총연합회 등 지역교회 연합단체가 매년 함께 개최해오면서 교회의 연합·일치 정신을 되새기는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서울지역 교계를 중심으로 한 부활절 연합예배는 2012년부터 3년째 반쪽짜리 예배로 드려지고 있다.

교회연합운동의 난맥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대표성에 대한 논의도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이슈가 된 ‘제4연합기구’의 출범 논란에 이어 24개 회원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의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를 비롯해 중견목회자 그룹인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등은 13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교회연합운동’에 대한 이같은 내용의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001년 12월 창립 이래 교계 안팎의 다양한 연합사업 모델을 제시해오던 교단장협의회는 한기총 분열사태 등으로 최근 3년여 전부터 공식 활동이 뜸해진 상태다. 제4연합기구의 경우, 교계 분열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교계 지도자들의 우려 속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상화 한목협 사무총장은 “지금 교계에서는 한국교회의 입장을 아우르는 공신력 있는 연합기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교계 전체의 관심과 지혜, 기도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