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 10월 서울총회 무기한 연기

입력 2014-02-13 02:32


WEA-한기총 “내실 있는 준비·성공적 개최 위해 연기” 합의문 발표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은 12일 한국교회의 내부 분열 등을 이유로 WEA 서울총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이날 이같이 합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서울총회는 오는 10월 19∼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한기총이 이날 공개한 합의문에는 홍재철 대표회장과 WEA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 엔다바 마자바니 국제이사회 의장이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WEA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계획된 일정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면서 “WEA는 한기총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기총 배인관 사무총장은 “큰 규모의 행사이다 보니 더 완벽하고 내실 있는 행사로 준비하기 위해 연기한 것으로 안다”며 “언제 열릴지, 기존 계획처럼 한국에서 열릴지는 WEA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WEA는 그러나 발표문에서 “복음주의 공동체의 내부 분열로 인해 총회를 제때 개최하기 어려워진 점을 주요하게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전 차기 총회의 한국 개최를 결정했을 때는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의 연합과 그리스도의 몸 된 세계의 일치를 증진하는 총회가 되기를 희망했다”며 “그러나 올해 서울총회가 열리기 어려워(untenable)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WEA가 우려한 상황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고신 등 주요 교단의 한기총 탈퇴와 지난해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당시 보여준 한국교회의 분열상 등인 것으로 보인다. WCC 부산총회에는 WEA 대표단도 참석, “그리스도 안의 한 형제자매”라며 WCC와 강한 연대감을 표했지만, 한기총은 거리집회까지 하며 WCC반대 운동을 했다.

WEA는 6년마다 총회를 개최해 왔다. 차기 총회의 실무적 준비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 WEA는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과 함께 총회를 준비해 왔다”면서 “WEA도 총회가 전 세계 연대의 증진과 교회 일치의 증인이 되는 값진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팀을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WEA는 총회준비를 위한 부문별 위원회 모임과 각 국가·지역별 포럼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WEA는 “한국교회가 자국 및 세계 선교에서 보여준 중요하고도 힘찬 비전에 감사드린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신 교회의 생명과 증인된 사명을 돌볼 복음주의 리더십이 새롭게 나오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Key Word : WEA란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은 1846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복음주의 개신교 연합체다. 성경과 구속 신앙을 중요시하는 복음주의 신학을 기초로 세계 129개국 150여 교단이 가입돼 있다. 에큐메니컬 신앙을 추구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함께 개신교를 대표하는 양대 기구다. 신학적 기반은 다르지만 WEA대표가 WCC 부산총회에 참석하고 스위스 제네바의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둘 정도로 협력적이다.

김지방 유영대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