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뜨고 아이돌 주춤… 가요 차트가 확 달라졌다

입력 2014-02-13 01:35


아이돌 가수 일색이던 가요 인기차트가 올해 들어 확 달라졌다.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와 영화 OST(Original Sound Track) 음악이 인기 차트를 가득 채워 ‘1월 대전’의 최종 승리자가 됐다. 이외에도 힙합과 발라드 장르의 선전, 피처링(Featuring·다른 가수의 연주나 노래에 참여)곡의 인기에 힘입어 연초 가요계는 다양한 장르가 두루 사랑받는 양상을 띤다.

◇OST 강세…팬덤 업은 가수들은 낮은 성적표=12일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인기차트 10위권 순위를 보면 특징은 뚜렷이 나타난다. 영화계에 최대 이슈작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SBS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OST곡이 사이트별로 6∼7개씩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먼저 두 작품 OST에 모두 참여한 씨스타 효린(본명 김효정·24)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린(본명 이세진·33), 케이윌(본명 김형수·33), 성시경(35) 등 가창력을 인정받은 가수들을 OST 주자로 선정한 ‘별그대’의 작전도 성공했다. 이외에도 MBC 드라마 ‘기황후’, tvN 드라마 ‘응급남녀’, 영화 ‘수상한 그녀’의 OST가 꾸준히 차트를 지키고 있다. 김동률(40)의 ‘출발’(2008), 휘성(본명 최휘성·33)의 ‘가슴시린 이야기’(2011) 등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세월을 거슬러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음원사이트 소리바다 관계자는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등의 콘텐츠가 주목받으며 OST가 지난 3주간 강세를 보였다”며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특수상황은 ‘1월 대전’에 나선 가수들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긴 공백기 후 야심차게 컴백한 그룹 동방신기(멤버 유노윤호 최강창민)와 비(본명 정지훈·32) 등은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발라드·힙합은 선전…‘대세’곡은 피처링=발라드와 힙합 장르는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다.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가수들보다 밴드 엠씨 더 맥스(멤버 이수 전민혁 제이윤)의 7집 ‘언베일링’ 수록곡이 순위권에 올라온 것은 달라진 가요계의 생태를 증명하는 듯하다. 힙합 그룹 리쌍의 개리(본명 강희건·36)가 내놓은 첫 솔로앨범 ‘미스터 개(MR. GAE)’ 또한 큰 사랑을 받았다.

힙합의 인기는 피처링 곡의 인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래퍼의 곡에는 보컬이, 보컬의 곡에는 래퍼가 서로 피처링을 해주며 힙합이 가요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최근 래퍼 범키(본명 권기범·30), 신화의 에릭(본명 문정혁·35)과 씨스타의 소유(본명 강지현·22), 휘성 등이 피처링한 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피처링은 직접 활동을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대중에게 이름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수들이 부담 없이 하는 작업 중 하나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수준 높은 음악이 OST로 나오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가수들도 단일 곡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기 때문에 OST처럼 콘텐츠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가거나 피처링을 통해 효과를 보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