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새로운 100년의 약속] (6) 한국 YMCA 대학생해외봉사단 ‘라온아띠’

입력 2014-02-13 01:35


아시아 평화 일구는 청년 지도자 키운다

“라온아띠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신뢰’라는 가치의 씨앗을 심어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사람을 향하는 일에는 언제나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이 모든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싹을 틔울 준비를 하겠습니다.”(이성수 단원, 2012년 라온아띠 8기)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차로 9시간 떨어진 농촌마을 ‘비리시리’. 외국인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이 마을에 한국인 대학생 4명이 현지 주민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다. 매일 아침 비리시리YMCA로 출근하는 이들은 일주일에 3번 자전거로 1시간 이상 달려 산골마을의 다하파라 학교에 들른다. 도심 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초등교육조차 받을 수 없는 산골마을 어린이들을 위해 비리시리YMCA가 만든 비정규 학교다.

이곳에서는 5세부터 12세까지 40명에 달하는 학생을 단 한 명의 교사가 돌보고 있다. 부족한 교사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현지로 달려간 ‘구원투수’가 바로 KB국민은행과 함께 펼치는 ‘한국YMCA 대학생해외봉사단 라온아띠’ 단원들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5개월 동안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학생들을 위해 수업을 준비해 진행하고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면 한국어나 태권도를 가르친다. 때로는 현지 청년들에게 방글라데시 문화나 언어, 농사법 등을 배우고, 주민들의 일손을 거들며 친구가 돼주기도 한다.

아시아 7개국에 흩어져 있는 라온아띠 단원들은 각 지역 공동체 속에서 주민들의 교육·보건·위생·환경 개선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스리랑카 모라투와 지역에 있는 강변 철거촌에서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화장실과 하수도 공사에 나서는 등 마을 환경개선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상파블로YMCA와 함께 현지 초등학교 급식 활동을 지원 중이다. 그런가 하면 안산YMCA 및 안산시 석수골 도서관은 상파블로 지역 학교와 손잡고 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는 등 라온아띠 활동은 지속적인 후원·교류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YMCA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일꾼,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삶의 푯대로 삼는 청년 지도력 양성을 소명으로 가꾸어왔다. ‘라온아띠’는 이를 위해 한국YMCA가 아시아 지역사회와 만나 평화를 일궈 나가는 청년 지도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라온아띠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청년 단원들’이다. 단원들은 화려한 성과가 부각되지 않더라도 튼튼한 돌다리 하나를 만드는 마음으로 아시아 주민들과 함께 발맞춰 일하며 주민 자립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원들은 라온아띠 활동 경험이 자신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단원들이 귀국 이후 국내 풀뿌리 시민단체에서 일하거나 사회적기업 등 협동경제운동 현장에 몸담고 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곳곳의 현장을 찾아가 NGO 활동가로 나서는 등 한국의 지역사회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무대로 평화를 만드는 청년 지도자들로 커가고 있는 것이다.

라온아띠 단원들은 또 아시아 7개국과 함께 각자의 대학과 지역에서 ‘빈곤퇴치 캠페인’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350ppm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라온아띠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으로,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내 생애 가장 뜨거운 날들’을 아시아의 이웃으로 함께 배우며 새로운 삶을 가꿔가고 있는 라온아띠 단원들.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안고 평화의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raonatti.org).

이아나 간사<한국YMCA 라온아띠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