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 열전] ⑥ 박선정 킹덤비지니스 대표
입력 2014-02-13 02:31 수정 2014-02-12 10:36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신 교육콘텐츠 사업 활짝 꽃피는 기적의 날 올 것”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킹덤비지니스는 ‘G(game)-러닝’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다. 회사 이름은 하나님 나라(킹덤)의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11일 킹덤비지니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 박선정(40) 대표는 뜨거운 사람이었다. 회사 소개를 부탁하자 30분 넘게 쉬지 않고 열변을 토해냈다. 하나님께서 그동안 어떻게 이끌어오셨는지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은혜와 감동으로 목이 메었다. 회사의 슬로건도 성경 구절인 호세야 4장 6절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에서 따왔다. 지식사업을 통해 이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살리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새내기 CEO인 박 대표의 삶을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는 ‘이끄심’과 ‘연약함’이다. 하나님은 그에게 연약함을 주셨고, 창업해 대표가 되고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이끄셨다. 그는 2010년 창업해 한 차례 문을 닫는 시련을 겪었지만 지난해 게임으로 배우는 ‘플러스게임 중국어’ 프로그램을 개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님의 이끄심
창업 이전 그는 ‘제이플러스’라는 회사에서 ‘성경적 재정관리’를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했다. 동료 강사가 독립을 제안해 박 대표를 포함, 5명이 창업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고자 창업지원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박 대표가 직접 서류를 만들다 보니 대표까지 맡게 됐다. 여성창업센터에도 지원서를 냈다.
그러나 중기청의 창업 지원은 받지 못했다. 재정관리 교육 아이템은 좋았지만 ‘성경적’이라는 단어가 발목을 잡았다. 다행히 여성창업센터에서는 지원을 받아 2010년 8월 사업자 등록을 했다. 하지만 함께 창업하자던 지인들이 신학대학원 진학 등 저마다 하나님의 다른 부르심이 있다며 손을 뗐다. 킹덤비지니스를 혼자 떠맡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해 곧 문을 닫고 말았다.
킹덤비지니스의 ‘시즌 2’라 할 수 있는 ‘플러스게임 중국어’ 개발 과정에도 하나님의 이끄심이 있었다. 박 대표는 기도하던 중 사업을 재개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2012년 5월 교육 콘텐츠 사업을 재개했다.
하루는 여성창업센터에 입주한 기업인들이 문화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미술관을 방문했는데 30여명의 일행 중에 이날 처음 본 기업 대표 한 사람이 유독 박 대표를 따라다녔다. 그는 한자교육과 관련된 특허를 갖고 있다면서 박 대표의 사무실까지 방문해 한자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독교인인 그는 특별히 성경적 한자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한자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이때만 해도 구체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나흘 뒤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팀장의 남편이 찾아왔다. 그는 “경제학을 공부하지도 않은 박 대표가 재정관리 교육 사업을 한다기에 궁금해서 왔다”면서 “대단하다. 홍해의 기적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인사치레라 여겼는데, 서울시에서 청년창업 지원을 받은 뒤 그가 다시 찾아왔다. 한자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자며 개발제안서를 내놓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한자교육 사업이 예상치 못한 여러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박 대표는 그러나 “한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 한자에 미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또다른 지인이 성균관대에서 공부한 한문학 전문가 장희섭씨를 소개해줬다. 그는 지금 킹덤비지니스의 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기도할 뿐인데 하나님께서 여러 경로를 통해 나를 이끄셨다”고 고백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연약함
박 대표는 건강체질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이렇게 멀쩡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몸 이곳저곳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났다. 이로 인해 잦은 심장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가 있었고, 매일 토하다시피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천식을 앓았다. 중학교 때는 선생님이 아이들 공부에 방해된다며 양호실에 가 있으라고 할 정도였다. 친구 등에 업혀 등하교를 했다. 매일 병원을 찾았고 중학교 2학년 때 고등학교 진학은 고사하고 얼마 못 살 것 같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어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과민성대장염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만성 신우염, 신장염을 앓아 쉽게 피곤하고 고열이 났다.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시력 불균형도 심했다. 한쪽은 0.1, 다른 한쪽은 1.0이었다. 2002년에는 녹내장 진단도 받았다. 약을 먹어도 안압이 내려가지 않았다. 박 대표는 “녹내장은 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해서 기도만 드렸는데 어느새 나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고난을 이겨내고 버텨내면서 기업 대표까지 된 것은 다섯살부터 시작한 신앙생활의 힘이다. 어렸지만 혼자서 집 근처 교회에 다녔다. 부모는 불신자였다. 박 대표는 그러나 고난만 주시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한동안 교회를 멀리했다. 1996년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해 2000년 성령 체험을 한 뒤 해를 거듭할수록 몸도 마음도 몰라보게 건강해지고 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제까지 하나님께서 이끄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한 것은 이 나라의 오늘과 미래를 살리자는 회사의 이념대로 경영할 것”이라며 “이 세상이 하나님 나라가 되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하나님 나라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선정 대표 약력 △1974년 서울 출생 △2000년 방송통신대 컴퓨터과학과 졸업 △한국능률협회 경제교육위원(TESAT 부문), 기독교출판사 성서원 과장, ㈜문학사상사 차장 역임 △현 킹덤비지니스 대표, 성남 선한목자교회 집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