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독교인들 “김연아 금메달 기원” 금식 기도
입력 2014-02-12 02:33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눈앞에 다가온 데 이어 소치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눈에 보이지 않는’ 남북 교류 소식이 찾아왔다. 연결고리는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다.
탈북자 출신인 정성산 뮤지컬 감독은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지하교회 기독교인들이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기원하며 금식기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북한의 지하교회와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국내 기독교 단체를 통해 이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지하교회 교인들은 당국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예배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도 한국팀의 8강 진출을 염원하며 기도했다고 정 감독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국내 기독교 단체는 북한 지하교회에 성경책과 찬송가 등을 보내며 북한 주민들의 종교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양측은 평소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주기적으로 기도제목을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관계자는 “김연아 선수를 위한 것이라곤 하지만 당장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금식기도를 한다기에 만류하고 싶은 심정도 있다”며 “북한 교인들의 열망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북한 요덕수용소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제작했다. 현재 탈북여성들의 인권유린 실상을 고발하는 뮤지컬 ‘평양 마리아’를 준비 중이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