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월 12일 판문점서 고위급 접촉
입력 2014-02-12 03:32
남북이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리는 것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향후 남북 관계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남북 당국이 12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남북 간 고위급 접촉 또는 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우리 측에서는 김규현(61)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북측에서는 원동연(67)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요청이 있었고 남북 관계 상황 및 여러 측면을 고려해 수석대표로 김 1차장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접촉은 북측의 제안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주말인 지난 8일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보냈고, 이후 판문점 채널을 통해 후속 협의가 진행됐다. 북한은 당초 비공개 접촉을 제의했으나 우리 측 요구에 따라 공개 접촉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위급 접촉 의제는 사전에 조율되지 않고 현안이 포괄적으로 논의된다. 북측도 우리 측에 “포괄적으로 남북 관계 전반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우선 20~25일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행, 상봉행사 정례화 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단계별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측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 대표단은 김 1차장을 비롯해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배광복 통일부 회담기획부장, 손재락 국무총리실 정책관, 김도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이 나선다. 북측은 원 제1부부장 외에 이선권 국방위 서기실 정책부장, 박기용 인민군 대좌,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참석한다.
남혁상 모규엽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