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이규혁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차가운 얼음판과 뜨거운 이별
입력 2014-02-12 01:37
‘한국 빙상의 맏형’ 이규혁(36·서울시청)이 올림픽 무대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이규혁은 12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경기에 모태범 등과 함께 출전, 올림픽 도전 20년 최후의 레이스를 펼친다.
16세이던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섰던 이규혁은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지만 그토록 바라던 메달은 번번이 그를 외면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1000m 4위가 그가 거둔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그는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차례 정상에 올랐고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통산 14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정상급 선수다. 1997년 1000m(1분10초42), 2001년 1500m(1분45초20)에서 각각 세계기록을 작성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존재를 알렸다. 그는 밴쿠버대회 금메달리스트 이상화·모태범·이승훈의 롤모델이었다.
올림픽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도전으로 그는 이미 세계 빙상계의 전설이 됐다. 빙상계에서 보기 드문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으로 전 세계 빙상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10일 치러진 500m에서 이미 감동의 주인공이 됐다. 1, 2차 합계 70초65로 18위에 그쳤지만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도전이었기에 후회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1000m 도전도 힘들다는 것을 그는 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이 종목 최강자 샤니 데이비스(미국)와 모태범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1000m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종목이어서 즐겁게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이제 차가운 얼음판과의 뜨거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