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모굴 최재우·루지 성은령·빙속 김준호 “4년 후 기대하세요”

입력 2014-02-12 01:31

소치에서 ‘평창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오른 신예 태극전사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고 있다. 이들은 4년 후 평창올림픽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남자 모굴 스키의 ‘신성’ 최재우(20·한국체대)다. 최재우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남자 모굴 2차 예선에서 21.90점을 획득, 2위에 올라 총 20명이 겨루는 결선 1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가 올림픽 결선 무대에 오른 건 처음이다.

최재우는 결선 1라운드에서는 10위에 오르며 첫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0위는 한국 스키 선수가 동계올림픽 개인전에서 기록한 최고 순위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기량을 펼친 최재우는 결선 2라운드에서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긴장한 탓에 첫 번째 공중동작을 마치고 모굴 코스를 내려오다 중심을 잃더니 결국 게이트 밖으로 벗어났다.

실격 처리된 최재우는 6명이 겨루는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재우가 보여준 기술은 세계 수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여자 루지의 성은령(22·용인대)은 이날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여자 1인승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4초133의 기록으로 31명의 출전 선수 중 30위를 기록했다. 1차 시기에 52초173을 기록해 30위에 랭크된 성은령은 2차 시기에서 기록을 51초960으로 끌어올렸지만 순위는 31위로 떨어졌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성은령은 2011년 아시안컵 주니어부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다. 유럽 선수 일색인 올림픽 무대에서 유일한 동양인 선수다. 경력이 짧은 성은령은 객관적인 전력상 개인전 메달 후보는 아니다. 하지만 출전 팀이 적고 변수가 많은 팀 계주(13일)에선 10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김준호(19·강원체고)도 평창올림픽의 기대주로 급성장했다. 김준호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0초85를 기록, 22위에 올랐다. 2013년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김준호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준호는 레이스 후 “긴장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긴장이 됐다”며 “후회 없이 경기했고 만족한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