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무라야마 前 일본 총리 “무라야마 담화는 누구도 부정 못한다”
입력 2014-02-12 02:33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11일 “무라야마 담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초청으로 이날 방한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이같이 말하며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발전해 나갈 때 토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본 우경화와 관련, “제2차 아베 내각이 성립한 이래로는 뭔가 잡음이 섞여 들어오는 느낌이 있지만 누구도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저를) 환영해 주시는 이유로 생각되는 것은 일본과 한국이 삐걱대는 상황에서도 ‘무라야마 담화 소홀히 하느냐’고 질타하고 계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담화를 발표하고 서로가 계승하기로 약속했다면 일상관계 속에서 실천을 거듭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대대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혀 왔다”며 “이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관계 회복의 징조가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주최 환영식에 참석한 뒤 회관 로비에서 진행 중인 ‘국가지정기록물 기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작품 전시회’를 둘러봤다.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일본 전·현직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는 “우리를 일본 사람이 끌고 중국으로 갔다”며 “일본에서 사죄하고 우리한테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즉답을 피한 채 “저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건강하시라”고 인사를 건넸다. 피해 할머니들은 ‘못다 핀 꽃’이라는 그림을 선물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으며 12일 국회에서 강연회 등을 열 예정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