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 태권도원 결국 4월에 반쪽 개원… 세계 태권도인 聖地 물거품 위기

입력 2014-02-12 01:36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수련과 교육 연구를 위해 전북 무주에 세워진 태권도원이 결국 반쪽 개원하게 됐다.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흐지부지 될 위기에 처했다.

11일 전북도와 태권도진흥재단에 따르면 태권도원 개원일이 오는 4월 24일로 최종 확정됐다. 2004년 부지가 확정된 뒤 10년, 지난해 7월 준공된 지 9개월 만에 공식 문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개원식은 경기장과 연수원, 박물관, 운영센터 등 국·지방비 2301억원으로 건설된 공공사업지구로 한정됐다. 태권단체들의 입주나 랜드마크, 민자사업지구도 없는 초라한 출발이다.

민자사업지구는 아직 사업자 선정조차 못했다. 정부와 전북도, 무주군은 1066억원 규모의 민자 사업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태권전과 명인관 등을 조성하는 랜드마크 사업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당초 공사비(176억원) 전액을 국민모금을 통해 마련키로 했지만, 이날 현재 모금액은 22억여원에 그쳤다. 태권도진흥재단이 국내 70대 기업에 후원 요청서를 보냈지만 후원금을 낸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전북도와 무주군이 국가사업으로 전환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으나 정부는 입장 변화가 없다.

관련단체의 무주 이전도 성사되지 않았다.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시·도별 태권도사무소 등은 이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231만㎡ 규모인 태권도원에서 일하는 기관은 직원 70여명의 태권도진흥재단이 전부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태권도원 준공 이후 시범운영하며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