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1930선 회복… 외국인 삼성전자 쇼핑

입력 2014-02-12 01:34


“코스피가 19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진다면, 눈 감고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합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 퍼진 비관론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말 증시에 퍼진 낙관적 전망도 문제였지만, 현재 대외 악재들을 현실보다 심각하게 바라보게 하는 비관적 전망도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올 들어 나타난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는 우려처럼 신흥국의 위기 때문이 아니라, 그간 과열된 선진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실제로 주요 신흥국 증시의 수익률은 3.3% 하락했지만 선진국은 더 큰 폭으로 4.9% 하락했다”며 “심지어 아르헨티나 증시도 2년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연초 이후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곧 ‘사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내외에서는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했는데, 현재 증시는 0.9배 정도 수준”이라며 “최근 신흥국 펀드의 유출 속에서도 우리 증시에서의 이탈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만큼 외국인이 순유입으로 전환하면 증시가 상승 분위기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진단처럼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진 않았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로 7거래일 만에 1930선을 탈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6포인트(0.46%) 오른 1932.06으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첫 의회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관망세가 펼쳐졌지만 연기금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대장주 삼성전자는 3만4000원(2.66%) 올라 131만1000원을 기록, 130만원 선을 되찾았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은 대규모 분식회계설이 제기돼 지옥을 경험했다. 일부 언론은 대우건설이 회계 조작을 통해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부실을 은닉, 금융당국이 조사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우건설 주가는 장중 11%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문제가 된 손실잔액은 분식회계의 결과물이 아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손실 규모 예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오전 중 상승세로 전환했고, 결국 전 거래일에 비해 변동 없는 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