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탁명환 소장 유가족들 “이단문제, 정치적 악용 말고 교단의 동의받아 해제해야”
입력 2014-02-11 18:59 수정 2014-02-12 02:31
고 탁명환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의 유가족들은 10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동교회에서 열린 탁 소장 20주기 추모예식에서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인 박윤식씨는 탁 소장 살해범에게 ‘공수부대 출신이 사탄도 때려잡지 못한다’고 다그치는 등 도의적 책임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어떤 말도 없다”며 박씨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했다.
김춘심 사모와 아들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 탁지원 현대종교 발행인, 탁지웅 일본성공회 도쿄교구 사제 등 유가족들은 이날 ‘유족들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국교회 안에는 이단 대처라는 대의명분을 뒤로하고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단문제를 이용하는 얄팍한 종교상인들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들은 이단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탁 소장 살해사건 관련 의혹이 가시지 않은 박씨에 대해 관련 교단들의 동의 없이 이단해제를 강행해 유가족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탁 소장 살해사건은 아직 완전히 사건의 실체가 규명된 상태가 아니며 하나님의 공소시효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비록 박씨가 법적 면죄부를 받았고 대표성과 공신력을 상실한 한기총으로부터 이단해제를 받았더라도 박씨의 운전사였던 임모씨가 살해주범으로 15년 복역한 사실을 봤을 때 도의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제라도 박씨는 진실한 사과를 하고 다수 이단규정 관련교단의 화해를 통해 이단해제를 위한 부끄럽지 않은 첫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식에 참석한 최삼경 이덕술 이영호 목사, 정동섭 교수, 신현욱 소장 등 이단문제 사역자들은 “탁 소장이 이단 대처를 위해 선각자·선구자적 삶을 살았다”면서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이단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대할 때”라고 강조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