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밀알두레학교 첫 졸업식서 3명 졸업해

입력 2014-02-11 16:23


10일 오전 11시. 경기도 남양주시 경강로 왕자궁마을 밀알두레학교에서 첫 졸업식이 열렸다. 밀알두레학교(교장 정기원) 재학생 100여명과 내외빈, 교사 30여명이 함께 하는 조촐한 졸업식이었다.

밀알두레학교는 ‘예수님 가르침 그대로’라는 교육 이념 아래 2010년 개교한 기독대안학교이다. 2005년 두레학교에서 시작됐다가 2010년 분리됐다. 이날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은 모두 3명이다. 이 가운데 안태민양 양진영군은 2005년 두레학교가 개교할 때 4학년으로 입학해 1회 졸업생이 됐다. 그야말로 밀알두레학교 교육의 산 역사인 셈이다. 나머지 한명인 이한솔양은 2012년부터 2년간 다니고 졸업했다. 안양과 이양은 대학 진학을, 양군은 좋아하는 농구를 하면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졸업식은 예배로부터 시작됐다. 밀알두레학교 신기원(예수길벗교회 시무) 교목은 마가복음 1장 1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라는 말씀으로 졸업이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씀을 전했다.

이어 선생님들과 후배들의 졸업 축하영상이 상영됐다. 졸업생들이 나와 감사의 글을 읽는 순서에서 졸업생들은 목이 메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편지를 겨우 겨우 읽어 내려갔다. 안태민군은 학교 건축이 이뤄지지 않아 떠돌아다니던 지난 3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었다고 전했다. 이한솔군은 2년 밖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전 학년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여행을 떠나는 ‘우리 땅 즈려밟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양진영군은 6세 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양군은 학교 다니는 내내 아침마다 일어나 학교 가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졸업생들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엄마들은 졸업생들보다 훨씬 많은 눈물을 쏟았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겪었던 아픔과 아픈 아이를 자식처럼 돌보아 주는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 공동체에서 함께 하는 즐거움과 감사를 알게 해 준 학교에 대한 감사의 고백으로 넘쳐나는 시간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밀알두레학교의 이름 그대로 한 알의 밀알이 되는 희생정신과 두레 속에서 함께 하는 공동체 정신으로 이 세상의 어딘가에 소중한 밀알이 되어 두레 속에서 그 정신을 꽃피우기를 모두 축복했다. 남양주=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