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과학기지’ 2월 12일 준공… 남극 진출史 다시쓰다

입력 2014-02-11 02:33


우리나라의 두 번째 남극 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12일 준공된다. 1988년 세종과학기지 준공 이후 26년 만에 우리나라는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가 됐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장보고과학기지에서 강창희 국회의장과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현지 건설단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지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장보고과학기지는 동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에 위치해 있다. 킹 조지 섬의 세종과학기지로부터 4500㎞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상설기지인 미국 맥머도기지와도 350㎞ 정도 떨어져 있다. 연면적 4458㎡에 우주기상관측동을 포함한 16개동과 헬리포트를 비롯한 시설·장비 24개소로 이뤄져 있다. 동계 기간에는 15명을 수용할 수 있고 날씨가 풀린 하계 기간에는 최대 6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영하 40도의 기온과 초속 65m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에 적용되는 유체역학적 디자인을 설계에 반영했다.

정부는 1996년 ‘남극 대륙기지 건설계획안’을 마련한 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건설 후보지 현지답사 및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2010년 3월 현재 위치에 건설지를 선정하고 2012년 6월 제35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에서 최종 동의를 얻었다.

기지 공사는 남극의 하계 기간을 이용해 이뤄졌다. 2012년 12월 1단계 건설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3월까지 본관동, 발전동, 정비동 등 주요 건물의 기초공사 및 철골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2단계 공사를 재개해 기지 외장 공사 및 내부 설비 공사 등 모든 공정을 완료하고 시운전을 수행했다. 2006년부터 총 사업비만 1047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남극에 독자적으로 과학기지를 보유한 나라는 28개국으로 우리나라는 장보고과학기지 건설로 미국, 영국, 러시아, 칠레, 호주 등과 함께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독일과 일본은 각각 5개와 4개의 기지를 운용하고 있지만 상설기지는 1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하계기지다.

정부는 세종과학기지의 경우 해양환경, 연안생태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게 하고 장보고과학기지는 빙하, 운석, 오존층, 극한지 공학 등 대륙 기반 연구에 집중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극한지 플랜트, 장비, 로봇, 신소재 등 극한지 실용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산·학·연에 장보고과학기지를 테스트베드(시험대)로 활용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는 올해 말까지 상주할 1차 월동연구대 15명을 파견했으며 이미 지난 6일 장보고과학기지에 도착했다. 성공적인 기지 운영을 위해 남극 현지에 설치한 CCTV를 국내 종합 상황실에 연결해 대원들의 야외 활동을 계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