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태블릿 PC 기반 ‘방문영업’ 선보인다
입력 2014-02-11 02:32
인터넷뱅킹과 같은 비(非)대면거래가 보편화되고 창구(대면)거래가 줄면서 은행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영업 방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권 최초로 11일부터 하나은행 5개 점포와 외환은행 5개 점포에서 ‘태블릿 브랜치’를 시범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은행 직원이 찾아가 태블릿PC로 예금·대출 신청 등을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에도 이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은행권에선 창구를 찾는 고객이 갈수록 감소함에 따라 하나금융 사례와 같은 포터블 브랜치(은행 직원이 태블릿PC 등을 갖고 고객을 방문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영업모델이 강화돼 ‘찾아가는 영업 시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인터넷뱅킹 등록자 수(은행별 중복 포함)가 9549만명으로 전년 말 대비 906만명(10.5%) 늘었고, 이 중 모바일뱅킹 등록자는 4993만명으로 1284만명(34.6%)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스마트폰뱅킹) 등록자는 3719만명으로 1322만명(55.2%)이나 늘었다.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건수에서 스마트폰뱅킹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7%에서 2012년 28.0%, 지난해 39.2%로 급증했다.
스마트폰뱅킹 등록자를 연령대로 보면 30대(31.1%), 20대(30.9%), 40대(19.9%) 순이지만, 50대 이상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50대 비중은 2012년 8.4%에서 지난해 10%로, 60대 이상은 2.6%에서 3.5%로 확대됐다.
비대면거래인 인터넷뱅킹 이용이 늘면서 창구거래는 꾸준히 줄고 있다. 입출금 및 자금이체 업무를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하는 비중은 2011년 말 28.9%에서 지난해 말 34.1%로 증가한 반면 창구에서 처리하는 비중은 13.3%에서 12.2%로 감소했다. 조회서비스 업무도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73.8%로 창구거래(15.9%)를 압도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류창원 수석연구원은 “이 같은 거래 채널의 구조적 변화로 은행들이 변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대응은 전반전으로 더디다”며 “올해 은행권에선 영업점 통합·재조정과 함께 아웃바운드(고객을 찾아가는 방식) 영업이 강화되고 기존 점포의 스마트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