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013 세입 세출 마감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정부 전망치보다 8조5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6조원의 세입 결손 부족분을 메운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14조5000억원을 과다 계상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0일 ‘2013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 국세와 세외수입을 합한 총 세입은 292조9000억원으로 예산(303조8000억원) 대비 10조9000억원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국세 수입은 201조9000억원으로 추경예산 수정 전망치 210조4000억원보다 8조5000억원 덜 걷혔다.
전망치 대비 실적으로 봤을 때 부족분 8조5000억원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8조6000억원) 이후 15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2012년(-2조8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기재부는 “전년 상황을 반영하는 법인세 실적이 2012년 경기침체 여파로 2조1000억원 감소했고, 부동산·주식시장도 좋지 않아 양도소득세(-8000억원)와 증권거래세(-6000억원)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감안하더라도 국세 전망과 실적 간 10조원이 넘는 괴리는 정부가 이명박정권 마지막해인 2012년에 지나친 장밋빛 세수 전망을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적으로 비교해도 지난해 세수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전년(203조원)보다도 1조1000억원 부족하다. 통계청이 관련 수치를 보유한 1990년 이후 국세 수입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2조1000억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조8000억원) 이후 세 번째다. 특히 지난해 GDP 성장률이 2.8%로 잠정 집계돼 전년(2.0%)보다 높았는데도 실적이 되레 악화됐다.
문제는 세수 부족 사태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세입 예산을 216조5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실적보다 14조6000억원을 더 걷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 증가율을 8%로 예상하나 세수의 베이스가 되는 지난해 실적 자체가 낮아져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 세출은 286조4000억원으로 총 세입에서 총 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연도에 넘길 이월액이 7조2000억원에 달해 실질적으로는 8000억원 적자였다. 2012년 사상 처음 1484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정부가 2년 연속 마이너스 통장을 쓴 셈이다.
쓰지 않은 예산을 뜻하는 불용액은 1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불용액(5조7221억원)의 3배가 넘는다. 통상 불용액이 4조~5조원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예산 집행률도 91.9%에 머물러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내내 세수 부족으로 노심초사하던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맨 탓이다.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던 계획이 세수 부족에 발목이 잡혀 뜻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기금 여유 재원과 집행되지 않은 재해구호용 예비비 등 6조원가량을 대체재원으로 활용했지만 불용 규모가 커지면서 재정 운용상의 허점을 보였다.
세종=이성규 백상진 기자 zhibago@kmib.co.kr
2013년 국세 수입 8조5000억 펑크…15년 만에 최대 규모
입력 2014-02-11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