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 주중 美대사, 후임 보커스 의원에 조언 “中 구석구석 가봐야 무슨 일 일어나는 지 알아”
입력 2014-02-11 01:35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면 외딴 시골 마을을 가봐야 한다.”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가 후임자인 맥스 보커스 의원에게 중국 구석구석을 가봐야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크 대사는 이달 말까지 베이징에 머문 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로크 대사는 ‘남성의 건강’이라는 중국 잡지 최신호에 실린 이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잡지는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로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은 린단(林丹)을 대담자로 내세웠다. 잡지는 검은색 라운드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찍은 로크 대사 사진을 표지 인물로 써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렇게 할 때 중국 각 지역의 풍습과 관행을 체득할 수 있다”면서 “베이징은 중국이 아니다. 대도시들은 중국을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크 대사는 재임 중 충칭(重慶)시, 광둥(廣東)성, 쓰촨(四川)성은 물론 티베트족과 위구르족의 한족 통치에 반발한 분신과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도 직접 찾아갔다. 그는 지난해 6월 시짱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외국 영사 등 외국인이 이 지역에 자유롭게 접근하도록 허용하라고 중국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자신이 예상보다 일찍 귀국하는 데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나도는 것과 관련, 자녀들의 교육 문제 때문이라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즉 큰딸이 남은 고교생활 2년을 시애틀에서 마친 뒤 미국 대학에 가고 아들도 미국 고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은 지난해 초봄에 내렸다”며 “이에 따라 아내와 아이들은 지난해 여름 이미 시애틀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게리 대사가 지난해 11월 하순 대사직을 그만둘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자 중국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극심한 스모그가 원인이다”에서부터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라거나 “대통령에 입후보할 것이다” 등 각종 소문이 나돌았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