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형 핵잠수함 싼야기지 이동 배치

입력 2014-02-11 02:31

중국 해군이 최신형 ‘진(晋)’급 094형 전략핵잠수함을 최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 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이 잠수함은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를 탑재하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화교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10일 중국 인터넷에 올라온 싼야 기지에 094형 전략핵잠수함이 정박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이 사진에는 094형 핵잠수함이 세 척 정박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중국 해군의 최신형 핵잠수함 3척이 이처럼 한꺼번에 공개된 적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이 핵잠수함 기지를 싼야로 옮기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남중국해는 평균 수심이 1000m에서 5000m에 달해 랴오닝성 보하이(渤海)만보다 핵잠수함이 작전을 하는 데 훨씬 적합하다는 것이다. 둘째 싼야 기지에서 심해까지 떨어진 거리가 가까워 핵잠수함이 출항한 뒤 심해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

셋째로 싼야 기지는 미국이나 일본 해군 기지로부터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미·일 대잠 작전 항공기가 이곳에 쉽게 도착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 해역은 상선의 항해가 잦은 곳이어서 잠수함이 상선의 소음을 틈타 심해로 진입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094형 핵잠수함이 탑재한 쥐랑-2 미사일은 사거리가 7400㎞에 달해 남중국해에서 다양한 목표물을 향해 발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특히 미 의회보고서는 이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094형 핵잠수함은 구형인 092형 핵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2세대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으로 불린다.

싼야 야룽(亞龍)만에 있는 핵잠수함 기지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길이 229m짜리 잠수함용 잔교 4개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잠수함 16척이 동시 정박할 수 있다. 부근에는 항공모함 기지도 있다.

중국 최초의 핵잠수함 기지는 랴오닝성 다롄(大連) 부근 샤오핑다오(小平島)에 자리 잡았으나 주변에 도시가 들어서면서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나머지 산둥성 칭다오(靑島) 사쯔커우(沙子口) 기지에는 핵잠수함 6척을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