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6) 세련되게 담는 한줌의 낭만
입력 2014-02-11 01:33
여성스러운 패션을 마다할 여성은 드물다. ‘여성스럽다’로 불리는 패션의 양상 속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 있으며 이 중 부드러운 성격이 유난히 강한 일명 로맨틱 패션은 여성스러움의 대표주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러나 로맨틱 스타일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잘 입으면 아름답지만 감각을 곁들여서 입지 않으면 자칫 촌스럽게 보일 위험 부담을 내포하고 있다. 즉 파스텔 톤, 꽃무늬, 프릴, 레이스 등의 ‘여성스러운’ 요소들이 과용되면 촌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떤 풍의 패션을 택하든 절제된 감성과 버무려져야 빛이 난다.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는 배려심에 상하의를 모두 ‘사랑스럽게’ 갖추는 식은 담백한 세련미와 멀어지는 길이다. 낭만적 성향이 넘치는 옷을 가라앉히는 진정제는 감색이나 검은색 등의 짙은 색상으로 공주 효과를 감소시킨다. 더불어 니트 의류도 균형 감각을 책임 짓는 조력자로 멋쟁이의 선호 품목에 속한다.
공주 효과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검은색이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나친 장식성도 검은 색에 흡수되면 얌전해진다. 청바지의 싱싱한 기운도 시크한 맛을 가져다준다. 여성스러움에서 빠지면 서러운 것이 화사한 파스텔 톤이다. 하지만 감미로운 연한 색상 간의 매치는 세련되게 피력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한 가지 색상을 정해 그 색상의 계열로 차림을 완성하면 어긋날 확률이 낮다.
해를 넘길수록 잡고 싶은 것이 ‘낭만’이다. 숙성한 낭만적 스타일은 멋쟁이가 선택하는 고도의 여성스러움이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