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진규야, 누나가 미안해”…고개 떨군 노선영

입력 2014-02-10 03:31


“암투병 중인 동생(진규)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는데….”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쇼트트랙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5·강원도청)이 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피트스케이팅 여자 3000m 경기에서 4분19초02를 기록해 26위로 밀려나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노선영은 암 선고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쇼트트랙 간판 노진규(22·한국체대)의 친누나로 지난 2006 토리노올림픽과 2010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3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올림픽 메달은 없지만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 2, 은 1개를 거머쥐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강자로 통한다.

아쉬운 레이스를 펼친 노선영은 “동생이 선물을 사오라고 하기에 사갈 만한 것이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메달을 가져오라’고 하더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노선영은 3000m의 아쉬움을 털고 팀 추월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기대주 김보름(21·한국체대)은 4분12초08의 기록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선수가 여자 3000m에서 올린 최고 순위다. 이 대회 전까지는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에서 노선영이 기록한 19위가 가장 높았다.

설상 종목의 벽도 여전히 높았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황준호(21·단국대)는 이날 라우라 크로스컨트리 스키-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30㎞ 추적(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1시간20분37초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참가 선수 68명 중 최하위 기록이다.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의 서정화(24)와 서지원(20·이상 GKL) ‘사촌자매’는 8일 치러진 예선에서 결선 티켓을 따지 못했다. 서정화는 2차 예선에서 14위에 그쳐 상위 10명에게 주어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서정화의 사촌동생 서지원은 착지 실수로 13위에 그쳐 역시 결선행이 좌절됐다.

이날 이채원(33·경기도체육회)은 크로스컨트리 여자 7.5㎞ 경기에서 44분17초2의 기록으로 61명 중 54위에 자리했다. 한국 남자 바이애슬론의 간판 이인복(전남체육회)은 10㎞ 스프린트에서 28분35초9의 성적으로 87명 중 82위에 머물렀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