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축소·은폐 의혹 제기… 권은희, 관악署 여청과장으로 발령
입력 2014-02-10 03:31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과장은 수사 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의 축소·은폐 의혹을 폭로했던 인물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4년 상반기 경정·경감 1086명에 대한 정기 보직인사를 9일 단행했다. 관심의 초점은 권 과장의 거취였다. 권 과장은 최근 김 전 청장 무죄 판결(1심)에 대해 “충격적인 결과”라며 반발했다. 일각에서 사퇴설까지 나돌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청장 재판과 무관한 정기인사로 문책성이 아니다”며 “권 과장 본인도 희망했던 보직”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성청소년 분야를 경험해보지 않아 지원했다”며 “특정 경찰서나 권역을 선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를 지휘했으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2월 송파서 수사과장으로 전보됐다. 국정원 수사결과 발표가 이뤄진 지난해 4월 “서울경찰청에서 지속적으로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이어 일부 언론과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민감한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고 총경 승진대상에서도 탈락했다.
이도경 박세환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