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결심 굳혔나…정몽준, 지역구민들과 ‘작별의 등반’

입력 2014-02-10 03:31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고려 중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9일 지역구민들과 송별회 성격이 짙은 만남을 가졌다. 정 의원은 시종 출마를 전제로 한 견해를 강하게 피력했고, 향후 서울 내 다른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의원은 휴일인 이날 서울 동작구 주민 40여명과 관악산에 올랐다. 등산길에 만난 기자들이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에 대해 주민들께 양해를 구하는 자리인가”라고 묻자 정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주민들께서 시장 자리가 중요하다고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며 “늦지 않게 조만간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강북 등 형편이 어려운 지역도 방문해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또 “서울 지역 국회의원을 하면서 서울 시정을 계속 생각했고, 어떻게 봉사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며 “요즘 이전보다 그런 생각을 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권을 향한 의지가 강한 정 의원은 “대통령 자리가 제일 중요하지만, 서울시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민들이 의(衣)와 식(食)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주거생활 수준을 높이는 게 지자체가 정부와 같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혀 출마 선언 뒤에는 주택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아무 것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 시민들은 일을 열심히 하는 시장도 좋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본다”고 말하며 박 시장을 견제하기도 했다. 당내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출마를 하신다면 서울시를 위해서 또 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유성열 김동우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