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소비 10% 늘리면 GDP 年 7조 증가·일자리 17만개 창출

입력 2014-02-10 01:37

부자들이 지갑을 열면 일자리가 늘고,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한다. 부자들이 돈을 더 쓸 수 있도록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문화서비스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소득계층별 소비여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고소득층 가구가 소비를 10% 확대하면 연간 16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 GDP 연평균 7조2000억원 증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6년 이후 매년 고소득층 가구가 월평균 소비여력 264만원(2012년 기준) 중 10%인 26만4000원을 추가로 소비했다고 가정해 이 같은 경제적 효과를 추정했다. 소비여력은 가구별 실질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나머지 액수다. 고소득층은 소득 규모가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150% 이상에 속하는 계층이다. 2012년 기준 전체 가구에서 고소득층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5%(1642만 가구 중 303만 가구)에 불과하지만, 소비여력은 전체 가구의 55.2%(174조원 중 96조원)에 달했다.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은 2006년 월평균 228만원에서 2012년 264만원으로 15.7% 늘었다.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이 같은 기간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더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고소득층은 벌어들이는 것에 비례해 더 많은 돈을 쓰는 건 아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월평균 실질가처분소득은 587만원(2012년 기준)으로 저소득층(66만원)보다 9배 이상 높지만 고소득층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323만원으로 저소득층(90만원)의 3.6배 정도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고소득층 소비지출 확대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 등의 인프라 확대, 무주택 고소득층의 주택 구매 유도, 문화서비스 인프라 확충 등을 제안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