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퀸 연아 경계 1호는 ‘16세 신성’ 리프니츠카야…곡예 가까운 스핀 능숙

입력 2014-02-10 01:37 수정 2014-02-10 07:05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일본)보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더 위협적일 전망이다.

9일(한국시간)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니츠카야가 72.9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3회전반) 점프 실패로 64.07점에 그치며 70.84점을 획득한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피겨 단체전은 김연아의 올림픽 경쟁자들을 먼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피겨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 2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09.72점으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리프니츠카야가 예상대로 김연아와 금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

러시아 관중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등장한 리프니츠카야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시즌 최고점을 작성했다. 러시아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육성해온 리프니츠카야는 단기간에 기량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트리플 컴비네이션(3회전 연속)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할 뿐만 아니라 곡예에 가까운 스핀에 능숙하다. 아직 16세에 불과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떨지 않는 강심장인데다 피겨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 빙질에 익숙한 것은 그의 또 다른 무기다.

다만 미국 스포츠 전문 웹진 블리처리포트는 리프니츠카야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김연아가 소치에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매체는 “김연아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역사 상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부담감을 떨쳐버린 김연아에게 라이벌은 없다. 오히려 부담은 김연아를 쫓는 다른 경쟁자에게 더 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다는 리프니츠카야 경기 직후 관중의 환호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한 탓인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첫 과제로 시도한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이후 전체적인 리듬이 무너지면서 스핀과 스텝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굳은 표정으로 링크를 빠져나간 아사다는 전광판에 뜬 실망스러운 점수를 보고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아사다의 점수는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얻은 쇼트 점수 가운데 가장 낮다. 아사다는 단체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서 20, 21일 열리는 개인전까지 부담감을 이어가게 됐다. 아사다는 단체전 쇼트에만 참가한 뒤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가서 일본빙상연맹이 전세 낸 링크에서 훈련을 치를 계획이다.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에는 스즈키 아키코가 출전했다.

이제 관심은 12일 소치에 입성하는 김연아다. 오른발 부상 때문에 올 시즌을 늦게 시작한 김연아가 소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김연아는 올 시즌 출전한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나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완벽하게 프로그램을 연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4년 전 밴쿠버올림픽이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처럼 ‘클린 연기’를 통해 라이벌들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