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어민 ‘이중고’… 사고 前 잡은 수산물도 외면받아

입력 2014-02-10 01:36

전남 여수지역 어민들이 ‘우이산호 충돌 유류 유출사고’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심리로 어패류 등 수산물 판매는 크게 줄었고, 먼 바다에서 조업을 해야 하는 어선들은 기름값 부담으로 출어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여수시는 “여수수협이 7일 위판고를 전혀 올리지 못하는 등 사고 이후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실제 여수수협 위판고는 평소 하루 4억∼5억원 수준에서 사고 직후 1억∼1억5000만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하루 평균 200상자 이상 위판되던 굴의 경우 30∼40여 상자로 거래량이 뚝 떨어졌다. 사고 전 잡은 수산물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선어·활어는 물론 패류·건어물 등의 택배 주문까지 급격히 줄어 어민과 상인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근해가 오염돼 먼 바다에서 원정조업을 해야 하는 어민들도 연료비 부담이 커 조업횟수를 줄이는 상황이다. 일본 방사능 여파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기름 유출사고로 다시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된 것이다.

여수 덕진호 김영철(50) 선장은 “평소 출항한지 10분이면 조업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제는 2∼3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서 고기를 잡아야 한다”면서 “판로 확보도 어려워 출어하지 않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