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초상화가 천안문 광장에 걸려 있는 한 시대는 안 바뀐다”… ‘중국 록의 대부’ 최건씨 강력 비판

입력 2014-02-10 01:36

‘중국 록의 대부’로 불리는 조선족 가수 최건(崔健)이 “천안문 광장에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한 시대는 바뀌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중국 TV의 설 특집프로그램 출연 무산과 관련해서다.

9일 홍콩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최건은 지난 6일 미국 뉴욕대에서 열린 ‘중국 록과 청년문화’ 좌담회에서 최근 중국 국영 CCTV의 설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晩)’에 출연이 무산된 데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록 문화혁명이 과거의 일이 됐지만 그 파도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같은 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사실상 문혁은 지나간 일이 아니다”면서 “천안문 위에 마오 주석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한 우리는 동(同)시대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춘완에 처음으로 출연해 1986년 발표한 대표곡 ‘일무소유(一無所有·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를 부르려 했지만 주최 측이 다른 노래를 부르라고 요구하자 출연을 접었다. 이 곡은 89년 천안문 사태 때 시위 학생들 사이에 널리 불리며 유명해진 노래다.

한편 최건은 중국인들의 록음악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록음악이 생겨나게 된 문화와 경제, 종교 등의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록이 중국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정부와 주요 매체가 록음악을 선전하지 않기 때문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기성문화를 무너뜨리려는 반항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건은 자신이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영화 ‘더 블루 본(The Blue Bone·藍色骨頭)’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