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21㎝ ‘눈 폭탄’… 강원·경북 피해 속출

입력 2014-02-10 03:31

강원도 영동지역과 경북 동해안 산간에 지난 6~9일 기상청 공식 집계로 최고 90㎝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동해안 지역에 눈이 집중된 이유는 뭘까.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동해를 지나며 습기를 몰고 불어오는 동풍이 평균 고도가 900m에 이르는 태백산맥에 부딪혀 솟구치면서 2㎞ 높이의 강력한 눈구름이 만들어졌다. 또 동풍의 강도가 심해 ‘눈 폭탄’으로 이어졌고, 온난한 기온으로 인해 무게가 무거운 습설의 특징을 띠고 있어 피해가 컸다.

기상청 공식 집계 결과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 나흘간 내린 눈의 양은 미시령 94㎝, 진부령 90㎝, 강릉(왕산면) 81.5㎝, 강릉 69.5㎝, 삼척(신기면) 60㎝, 대관령 52.5㎝, 속초 52.5㎝, 동해 46㎝, 양양 45.5㎝ 등이다. 하지만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국도 42호선 정선 임계면 백봉령에는 한때 115㎝가 쌓이기도 했다.

강릉, 동해,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의 시내버스 28개 노선이 단축 운행되면서 산간마을 주민들은 발길이 묶였다. 또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 41개 초·중·고교는 10일 임시 휴업한다. 강릉 율곡중 등 10개교는 당초 10일로 잡혀 있던 졸업·개학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주요 등산로 입산이 나흘째 전면 통제됐다. 도내에서 눈길과 빙판길에 넘어져 다친 낙상환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는 포항·영양·봉화·울진 등 4개 시·군 65개 농가의 비닐하우스 118동이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이와 함께 축사 4동과 퇴비사 3동, 농산물 창고 4동 등 일부가 붕괴됐다.

기상청은 강원·경북에 10일까지 최대 3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도 영동·경북 북부 동해안·경북 북동 산간 10∼30㎝, 경북 남부 동해안·제주도 산간 5∼10㎝, 충북·경북 내륙·경남 1∼5㎝, 강원 영서 1㎝ 내외다.

한편 잠시 포근해진 기온은 10일부터 다시 소폭 내려가겠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11일에는 영하 6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운 날씨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