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 정치참여보다 학문탐구에 전념해야” 최장집 교수 ‘폴리페서’ 부정 견해 피력

입력 2014-02-10 01:37

현실정치 참여 경험이 있는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폴리페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눈길을 끈다. 8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 W스테이지에서 열린 ‘문화의 안과 밖’ 강연에서다.

최 교수는 ‘학문의 중립성과 참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지식인은 정치와 사회에 대한 관찰자이자 심판관이 적절한 역할이자 위상”이라며 “학문적 탐구에 전념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학자들의 현실참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학자가 꼭 현실 참여를 통해서만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며 학문 연구에 전념하면서도 공익에 얼마든지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1960∼70년대 미국 진보 사회학계의 대표 학자였던 C 라이트 밀스를 언급하면서 “그는 현실정치와 일반 독자,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쳤지만 어떤 운동에도 참여하지 않고 책과 논문으로만 학문적 결과를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 사회과학계에 대해 “어떤 가치나 규범, 이념을 추구하는 열정은 강하지만 사실적 진실을 추구하는 열정이 약한 학문적·지적 전통이 있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현실정치 관여 경험과 관련해선 “개인적 인간관계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거기에서 내가 한 역할이란 크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최 교수는 김대중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한때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