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박현빈까지 가세 ‘렛 잇 고’ 열풍… 가수라면 불러보고픈 매력 갖춰
입력 2014-02-09 17:26
[친절한 쿡기자] 가히 ‘렛 잇 고(Let It Go·다 잊어)’ 열풍입니다. 8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의 타이틀곡 얘기입니다. 현재 주요 음원사이트 인기 10위권에는 ‘겨울왕국’의 수록곡이 4곡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해외 팝송으로는 최초로 국내 음원 사이트 1위를 독차지했고 더빙한 한국어판 음원을 내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는데 이는 90년대에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이후 19년 만에 찾아온 인기라고 합니다.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를 차지한 ‘겨울왕국’의 인기와 함께 가수들의 ‘렛 잇 고’ 열풍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속 노래는 뮤지컬 배우 박혜나(32)가 불렀습니다. 뮤지컬 ‘위키드’에서 초록마녀 엘파바 역을 맡고 있는 그는 주인공 엘사의 음색을 매력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한국어 더빙판 마지막에는 ‘디즈니’에게 선택받은 가수 효린(본명 김효정·24)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공식 한국어 버전인 효린의 ‘렛 잇 고’는 뮤직비디오로도 제작됐고 조만간 음원으로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또 가수 에일리(본명 이예진·25)와 그룹 다비치의 이해리(29), 손승연(21), 디아(본명 김지은·22) 등이 ‘렛 잇 고’를 부른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7일엔 가수 박현빈(본명 박지웅·32)이 트로트 버전의 ‘렛 잇 고’로 큰 웃음을 줬습니다. 여성 파워보컬 그룹 러쉬(Lush)가 부른 ‘렛 잇 고’는 솔로가 아닌 세 명의 멤버가 함께 호흡을 맞춘 ‘그룹 버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 외에도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한 김연아(24) 선수의 스케이팅 영상과 기타연주가 정성하(18)군의 연주곡 ‘렛 잇 고’도 네티즌들 사이에선 주목받고 있습니다.
“렛 잇 고 렛 잇 고/ 더 이상 참지 않아/ 렛 잇 고 렛 잇 고/ 나는 이제 떠날래….” ‘렛 잇 고’는 가수라면 한번쯤 불러보고 싶은 요소들을 갖췄습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어우러지는 힘 있는 보컬은 디즈니 OST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쓸쓸한 느낌의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며, 고음의 클라이맥스에선 가수들의 가창력이 고스란히 돋보입니다. 영화 음악이기 때문에 가수와 듣는 이가 극중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노래에 감정을 담기도 수월합니다.
내용면에서도 ‘렛 잇 고’는 특별합니다.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공주 엘사가 산으로 도망치며 부르는 이 곡은 엘사의 외로움과 혼란스러움,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자유로워지기 원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주인공 엘사는 그간의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줬던 소극적이고 연약한 여성이 아닌, 여성이 가진 힘과 자유로움, 독립성 등을 ‘렛 잇 고’를 통해 선언합니다. ‘겨울 왕국’ 돌풍의 핵심에 30대 여성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