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HP균 없애야 위암 재발 방지”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조사

입력 2014-02-10 01:33


조기 위암 환자들의 재발위험을 낮추려면 위 속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균도 박멸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HP균은 만성위염을 유발하는 병원체로 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사진), 건강증진센터 배서은 교수 연구팀은 조기 위암 수술 환자들을 평균 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HP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위암 재발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는 2004부터 2008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내시경 절제술과 HP균 검사를 동시에 받은 조기 위암 환자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 교수팀은 이들을 HP균 감염이 없는 환자(340명)와 HP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485명), HP제균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치료에 실패한 환자(182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5년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HP균에 감염되지 않은 그룹과 HP제균 치료 그룹은 위암 재발률이 각각 5%, 7%에 그친 반면, HP제균 비(非)치료군은 13%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차이는 위암 전 단계 환자들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위암 전 단계인 위 선종을 내시경절제술로 제거한 환자 450명을 따로 조사한 결과 HP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의 위암 또는 위 선종 재발률이 무려 17%나 됐다. 이는 같은 처지에서 내시경절제술과 동시에 HP제균 치료를 병행한 환자 그룹(6%)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재발률이었다.

HP균은 위염을 유발하고, 그 위염이 만성화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장상피화생’으로 발전해 요즘 소화기암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병원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소화기학회의 국제 학술지 ‘더 아메리칸 저널 오브 가스트로엔테롤로지(AJG)’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