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인권특사 이르면 모레 訪北… '케네스 배' 석방 초읽기

입력 2014-02-08 04:31

미국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석방을 위해 이르면 오는 10일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7일 이같이 보도했다.

평양시 교외의 특별교화소에 수감 중인 배씨는 조선신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킹 특사가 다음 주 월요일에, 늦어도 이달 안으로 북한에 들어와 나를 만날 예정이라고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2등 서기관에게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배씨는 “미 정부가 제시 잭슨 목사를 보내겠다고 조선 정부에 요청했지만, 조선 정부에서는 킹 특사가 오도록 허락을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배씨의 석방을 위해 흑인 인권운동가인 잭슨 목사의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은 킹 특사를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킹 특사는 지난해 8월 배씨의 석방 논의를 위해 평양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막판에 초청을 철회했었다.

때문에 킹 특사의 방북은 남북이 지난 5일 3년4개월 만인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북한이 남북 간, 북미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연이은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우리는 북한에 15개월째 억류되면서 15년의 징역형 선고를 받은 기독교 선교사 케네스 배씨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배씨의 가족은 그가 집에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배씨는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그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씨가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그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국무부도 배씨의 석방을 위해 킹 특사를 북한에 파견할 의향이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젠 사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킹 특사의 북한 파견을 준비하고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최우선순위는 배씨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씨의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우리가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