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25는 남침”… 고교 역사교과서 기술 확인

입력 2014-02-08 01:32


중국이 고교생들에게 6·25전쟁을 ‘북한의 남침’으로 가르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펴낸 2007년 2월 개정판 고교용 ‘역사’ 교과서는 6·25에 대해 “1950년 6월 25일 조선 내전이 발발했다”며 “조선인민군은 신속하게 한성(漢城·서울)을 공격해 점령했다”고 기술했다.

국민일보가 7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교과서는 “조선인민군은 이어 남쪽을 향해 진격했고 한국군대는 도처에서 패퇴했다”며 “이는 미국의 강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썼다. 교과서는 또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옛 소련이 불참한 상황에서 북한을 ‘침략자’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내용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6·25전쟁을 ‘내전’이라고 밝힐 뿐 북한이 남침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었다. 다만 냉전사를 전공한 선즈화(瀋志華) 화동사범대 교수 등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견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중국의 고교용 역사 교과서는 필수 3권, 선택 6권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선택 교과서는 2005년 처음 출판된 뒤 2007년 제2 개정판이 나왔다. 북한의 남침을 기록한 내용은 선택 교과서 제3권 (20세기의 전쟁과 평화)의 6개 단원 가운데 제5단원 제1과 ‘조선전쟁’ 편에 실려 있다.

그러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조선전쟁에 대해 “1950년 6월 조선전쟁이 발발한 뒤 미국과 중국이 참전했다”고 기술했을 뿐 남침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는 더욱 명확하게 남침 사실을 밝히고 있다. 바이두는 “1950년 6월 25일 조선이 소련의 묵인 아래 선전포고도 하지 않은 채 한국을 침략해 3년간 조선전쟁이 발발했다”고 기록했다. 바이두에 올려지는 내용은 중국 당국의 검열을 거친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베이징=글·사진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