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서울시장 선거 출마 한다면… “박원순 같은 사람 재선 막기 위한 것”

입력 2014-02-08 04:51 수정 2014-02-08 09:20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최근 만난 여권 고위 관계자들에게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사람의 재선을 막기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특히 “새누리당 내부에 박 시장의 재선을 막을 후보가 있다면 경선에 나가서 져도 괜찮다”라며 “박 시장을 이길 후보를 적극 돕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7일 “김 전 총리가 아직 출마 여부는 고심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새누리당이 박 시장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한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가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권은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경선 패배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출마 쪽으로 상당히 기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몽준 의원과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식 백지신탁 문제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이제 어떤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는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은평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재오 의원 주최 은평포럼에 참석해 특강을 한 뒤 “(백지신탁) 심사를 받고 이에 따르는 게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서울시 방위는 서울시장이 책임지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언론에 친박, 청와대 의중 이런 표현이 나오는데 그런 단어가 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를 억지로 (경선에) 붙인다면, 거의 없어져 가는 친이·친박 갈등이 자칫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을 배당한다고 공시함에 따라 정 의원은 154억36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 의원은 이 회사의 보통주식 771만7769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