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1000분의 1초 승부 공기저항 최소화… 무게 150g 두께 0.3㎜

입력 2014-02-08 01:31


경기 유니폼의 진화

동계스포츠는 마찰력과 공기의 저항에 의해 좌우되는 종목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각국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 과학을 동원했다. 선수들의 기량뿐 아니라 첨단과학이 ‘1000분의 1초 차’ 승부의 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찰나의 시간으로 승부가 갈리는 빙상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 유니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록을 세우는 데에는 선수들 노력뿐만이 아니라 유니폼도 한몫 톡톡히 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 유니폼에는 최첨단 과학 원리가 숨어 있다.

경기복은 제2의 피부처럼 몸에 착 달라붙게 돼 있다. 공기 저항을 줄이고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경기복은 작은 우유 한 통보다 가벼운 150g, 두께는 0.3㎜에 불과하다. 팔다리 부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주 작은 돌기가 붙어 있다. 선수들이 질주할 때 공기가 뒤로 밀려나면서 앞으로 나가려는 팔과 다리를 뒤로 잡아끄는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올록볼록한 표면이 큰 소용돌이를 만드는 공기의 흐름을 막으면서 저항을 줄여준다.

상어가 피부의 미세한 돌기 때문에 오히려 물의 저항을 적게 받으면서 헤엄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원리에 따라 500m에 평균 0.03초 정도의 기록 단축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빙상 선수들은 칼날처럼 위험한 스케이트에 다칠 수 있어 특수 방탄 소재 케블라(Kevlar)가 적용된 유니폼을 입는다. 이전까지는 유니폼 안에 상해 방지용 슈트를 겹쳐 입었지만 이제는 얇은 유니폼 하나만으로도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덕분에 움직임이 자유롭고 몸도 가벼워졌다. 또 모양도 특이하다. 서 있는 자세가 거의 없는 탓에 쇼트트랙 유니폼은 아예 ‘ㄱ’ 자로 꺾여 있다.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지퍼를 내리고 허리를 펴는 이유다.

‘빙상 여제’ 이상화 유니폼은 세상에 단 한 개뿐이다. 이상화의 팔 움직임과 습관, 신체조건을 정밀하게 체크해 가장 편안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특별히 따로 제작됐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