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오메가 측정기 봅슬레이 레이스 정보 실시간으로 전송

입력 2014-02-08 01:31


훈련에도 과학 접목

지난 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의 산키 슬라이딩 센터. 소치 동계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가 마우스처럼 생긴 ‘오메가 측정기(OMEGA Measurement Unit)’를 선보였다. 배터리와 측정 장치, 송신기 등으로 구성된 이 기계는 봅슬레이 앞의 양쪽 날개에 부착돼 레이스가 펼쳐지는 동안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봅슬레이의 속도와 가속도는 물론 트랙에서 썰매가 어느 쪽 경사면으로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 그리고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압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치는 바로 경기장의 측정 본부를 거쳐 각 선수단과 중계화면에 실시간 전송된다. 이는 동계 스포츠는 과학의 힘이란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봅슬레이는 또 다른 과학의 힘을 빌렸다. 아직 국내에 정식 트랙이 없기 때문에 한국은 스타트 기록을 향상하는 데 승부를 걸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은 출발 구간에서 썰매 손잡이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는 장비를 개발해 출발할 때 힘이 분산되지 않도록 했다. 덕분에 한국은 남자 4인승과 2인승에서 각각 두 팀, 여자 2인승에서 한 팀이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컬링도 KISS의 도움을 받았다. KISS는 선수들이 스위핑(빗자루질)을 할 때 온도 변화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뒤 컬링스톤의 이동 거리를 계산해 선수들에게 알려줬다. 또 선수들의 투구를 분석해 이상적인 릴리스 포인트를 잡아냈다.

미국 스키점프 훈련캠프엔 첨단 풍동 실험실이 있다. 연구원들은 공기 흐름을 측정해 선수들에게 최적의 자세를 찾아 주고 잘못된 습관도 교정해 준다. 미국 스키점프 선수들이 더 멀리, 더 우아하게 날아오르는 비결이다.

일부 선수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프리스타일 남자 모굴의 우승 후보인 패트릭 데닌(27·미국)은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4.99달러(약 5400원)짜리 ‘코치의 눈’이라는 응용 프로그램을 구입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운동 영상을 분석해 주는 이 앱은 주로 야구에서 타격 자세, 골프에서 스윙 자세 등을 교정할 때 사용된다. 데닌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팻 데닌은 “패트릭이 공중회전 동작을 할 때 다양한 각도에서 비디오로 촬영한 뒤 ‘코치의 눈’으로 분석해 출발대에 있는 선수에게 보낸다”고 설명했다. 모굴뿐만 아니라 노르딕복합 등 다른 종목에서도 ‘코치의 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