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스포츠선교 역사… 한국인 첫 스케이터는 1904년 ‘Y맨’
입력 2014-02-07 17:28 수정 2014-02-08 01:34
한국 최초의 스케이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조선인에게 처음 스케이트를 전한 인물은 조선 YMCA 총무 필립 질레트(한국명 길례태) 선교사다. 미국행을 위해 짐을 정리하던 그는 1904년 YMCA 야구팀 투수 현동순에게 15전에 자신의 스케이트를 판다. 서양인의 전유물이던 스케이트가 조선 민중에게 전파된 최초의 사건이다.
이처럼 국내 스포츠선교의 시작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 근대 스포츠를 전한 조선 YMCA가 그 시초다. 취미활동을 위해 가져온 야구장비가 조선인의 관심을 끌자 질레트 선교사는 야구단을 설립했다. 지덕체의 균형 잡힌 인간 형성을 강조한 선교사들은 야구뿐 아니라 농구, 축구, 육상, 체조 등의 스포츠를 가르쳤다.
체육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교회의 스포츠선교는 70년대부터 본격 시작됐다. 세계스포츠선교회의 전신인 한국체육인선교회가 76년 설립됐고, 78년 태릉선수촌 신우회가 조직됐다. 80년 국내 최초의 선교 축구단이자 프로축구단인 할렐루야 축구단이 창단했다. 뒤이어 83년엔 ‘제2호 선교 축구단’인 임마누엘 축구단이 출범했다.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선교활동을 펼친 건 84년 LA올림픽부터다. 스포츠선교사들은 국가대표 중 기독교인 선수를 찾아가 격려하는 한편 노방전도를 했다. 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선수촌 내 종교관을 설치하고 세계 각국 교회와 연합해 국내외 선수들에게 전도했다. 87년 결성된 할렐루야 태권도단은 세계태권도대회뿐 아니라 월드컵, 올림픽 현장을 찾아 스포츠선교사로 활약했다.
태권도가 현지인과의 선교 접촉점으로 각광을 받자 88년 체육선교신학교가 설립됐다. 현재 졸업생 180여명이 세계 각지에서 사범으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각 교단과 교회에서 스포츠(태권도)선교회를 세웠다. 고신대, 나사렛대 등 교단 신학교도 태권도선교학과를 설치해 스포츠선교사를 양성해 선교지로 파송한다.
이광훈 세계스포츠선교회 이사장은 “스포츠선교는 체육인 복음화뿐 아니라 체육인을 통한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더 많은 교회가 스포츠를 복음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