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선거구는 AI로 신음하는데 나 몰라라… 제주도 연찬회 떠난 진천군의회 의장

입력 2014-02-07 02:31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역이 선거구인 충북 진천군의회 염정환(64·사진) 의장이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나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6일 진천군의회 등에 따르면 염 의장은 지난 5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충북시·군의장단협의회에 참석했다. 이번 연찬회에는 각 시·군 의장과 부의장, 의회사무국 직원 등 모두 27명이 참가했다. 1인당 52만원씩 들어간 경비는 각 시·군 예산에서 지원한 시·군의장단협의회 운영비로 충당됐다.

이들은 연찬회에서 지방자치와 리더십 함양 세미나, 극기 훈련과 체력단련, 문화관광 운영 활성화 사례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AI 확진 판정을 받은 진천군과 음성군을 중심으로 도내 전 지역에 방역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뤄진 연찬회라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문제는 AI 확진 판정으로 오리 살처분이 이뤄진 진천군 덕산면이 지역구인 염 의장은 이 연찬회에 참석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진천군의회 부의장과 음성군의회 의장·부의장은 이 연찬회에 불참했다. 진천군의회 김기형 부의장은 “피해 농가들의 고충을 잘 알기 때문에 연찬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며 “지역에서 AI가 발병해 의회에 연기를 요청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상식과 도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외유성 경비 모두를 도민에게 반납하고 머리 숙여 사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진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