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이산가족 실무접촉 있던 날 출격… 군산 상공서 훈련 확인

입력 2014-02-07 03:56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52 1대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이 있었던 5일 전북 군산시 직도 상공 일대에 출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특정 임무들에 대한 작전적 세부사항은 논의할 수 없으나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태평양 지역에 전략 폭격기를 순환 출격시켜 왔다”고 밝혀 전날 한반도 상공 출격 사실을 시인했다.

사령부는 “이러한 폭격기와 조종사들은 우리의 준비태세와 확장된 억제에 대한 의지를 동맹국들에 확인시켜주고, 또 이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능력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역내 안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B-52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3월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이륙해 강원도 영월 소재 필승사격장에 세워진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돌아가는 등 3차례 이상 한반도로 출격해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3월 11일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됨과 동시에 B-52 전략폭격기가 남한 영공에서 비행을 시작하자 다음 날 주민들의 전투 준비를 독려하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단절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또 노동신문을 통해 “최후 결전의 시간이 왔다. 3월 11일, 바로 오늘부터 이 땅에서 간신히 존재해 오던 조선정전협정이 완전 백지화됐다”고 선언했었다.

북한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미군 폭격기의 가공할 위력 때문이다. B-52는 최대 27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 날아가 폭격한 후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한 미 공군 주력 폭격기이다.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2만㎞에 달한다. 최대 상승고도는 5만5000피트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2000파운드(약 907㎏) 규모의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 미사일 12발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사거리 200∼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미측이 한반도에 제공하는 핵우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