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트위터 등 SNS, 사고 능력 떨어뜨린다

입력 2014-02-07 01:35


英 에든버러대 교수 실험

야구 배트와 볼이 있다. 두개를 합쳐 1만1000원이다. 배트는 볼보다 1만원이 비싸다. 볼의 가격은 얼마일까.

영국 에든버러대 리야드 라완 명예교수는 20명에게 각각 다른 장소에서 질문했다. 즉흥적으로 처음 나온 대답은 하나같이 볼의 가격이 1000원이라는 것. 하지만 정답은 500원이다(영국 이야기니까 파운드 단위로 질문과 답이 오갔겠지만 편의상 한화로 바꿨다). 반복된 질문에서도 처음 답한 1000원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정답으로 생각을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라완 교수는 같은 질문을 20명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했다. 누군가 한명이 정답 500원을 말하자 다른 사람들은 원래 자신의 생각을 ‘아차’ 하며 곧바로 수정했다.

라완 교수는 “실험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간의 분석적 사고 능력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대답을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있었다. 라완 교수는 “정보를 공유하는 SNS의 등장은 우리를 점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에 대해 확인하고 입증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영국 인터페이스 저널(RSI)에 발표된 라완 교수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SNS 사이트들이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