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첩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홍종진씨 자격 논란
입력 2014-02-07 01:32
문화재청이 지난달 20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02호 ‘배첩장(褙貼匠)’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홍종진(60)씨의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배첩장은 글씨나 그림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드는 서화보존 기능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공식 지정되면 두 번째 배첩장 보유자가 된다. 홍씨가 배첩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데는 1966년 입문한 뒤 47년간 이의 보존·전승에 힘써왔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하지만 이 분야 관계자들은 홍씨의 이력과 심사과정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배접 관련 단체인 한국표구협회(회장 손용학)는 지난 4일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재심 요청서를 보냈다. 이에 따르면 4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전문가는 문화재학을 전공한 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섬유패션디자인, 임학, 임산생명공학 등 전통배접과는 무관해 공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홍씨는 현재 배첩장 보유자인 김표영(88)에게 기능을 이수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제자인 A씨는 “홍씨가 1988년부터 2002년까지 김씨의 공방에서 작업과정을 사진 촬영하는 것을 몇 차례 본 적은 있지만, 홍씨가 직접 표구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는 당시 작업에 참여할 기술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고 증언했다.
표구협회는 “홍씨가 1999년 충북지방무형문화재 신청서에 처음 배접을 배운 스승이 표구사를 운영하던 윤병세라고 적었으나 열 살 때 이미 사망한 사실을 알고 이번 신청서에는 윤씨의 동생 윤병의라고 고쳐 적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기재”라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모든 절차는 공정하고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는 홍씨에 대한 최종 심의를 20일까지 하게 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