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소치 ‘겨울왕국’ 여왕 엘사는 김연아일까 아사다 마오일까
입력 2014-02-06 17:57 수정 2014-02-06 19:45
[친절한 쿡기자] ‘겨울왕국’ 러시아 소치를 금빛으로 물들일 은반의 여왕은 누구일까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은 ‘겨울왕국’의 패권을 선점하려는 전쟁으로 뜨겁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우리나라의 김연아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미국 월트디즈니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여왕 엘사와 닮았다고 양국 네티즌이 서로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피겨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립니다. 빙상의 트랙에서 속도를 겨루거나 설산에서 힘과 기량을 경쟁하는 다른 종목들과 다르게 음악의 선율과 우아한 동작을 스케이팅 기술과 함께 평가합니다. 화려한 영상과 유려한 수록곡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봉 18일 만에 관객 600만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겨울왕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올림픽 종목이죠.
그래서일까요. ‘겨울왕국’이 개봉한 뒤부터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은 각각 김연아와 아사다에게 엘사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고 있습니다. 양국 언론이 여기에 가세하면서 ‘겨울왕국’의 패권 경쟁이 뜨거워졌죠.
우리 네티즌들은 김연아를 엘사라고 부르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유일하게 ‘피겨스케이팅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연아의 존재감이 엘사가 가진 여왕의 기품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겁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왕좌를 지키고 있으니 엘사라는 별명에 손색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에는 김연아의 2009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겨울왕국’에서 엘사의 테마인 ‘렛잇고(Let it go)’로 각색한 영상까지 등장했습니다. 기존 영상을 일부 편집했지만 ‘렛잇고’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새롭게 재탄생한 이 영상은 네티즌 22만5000여명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아사다의 경우는 어떨까요. 비록 여왕이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서 김연아와 금메달을 경쟁해야 하는 아사다지만 일본 네티즌들로부터 엘사로 불리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아사다가 최근 놓인 상황이 엘사를 연상케 한다는 겁니다.
일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사이트 투채널(www.2ch.net)에서 네티즌들은 엘사가 마법의 위험성을 알고 방에 갇혀 지낸 어린 시절을 아사다가 김연아의 그늘에서 보낸 지난 4년으로, 엘사가 홀로 설산으로 올라가 쌓은 얼음성은 아사다가 오직 자신을 위해 마련한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전용 링크로 비교했습니다.
양국 네티즌의 주장이 어떻든 ‘겨울왕국’의 패권은 오는 21일 새벽(한국시간)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가려질 겁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모두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 계획을 밝혔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최상단에 오른 선수가 영원한 엘사로 남을 겁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