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뮤지컬 한류’ 가능성 보였다… 2010년 초연 후 티켓 예매율 1위
입력 2014-02-07 01:37
뮤지컬 ‘서편제’(포스터)가 세 번째 시즌을 맞아 ‘뮤지컬 한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임에도 지난달 21일 티켓 오픈과 함께 예매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서의 진입로를 확보했기 때문. 2010년 초연 이후 짝수 해마다 무대가 열리면서 그 구성도 짜임새 있게 변했다. ‘명성황후’와 같은 한국형 뮤지컬로 세계 문화시장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뮤지컬 ‘서편제’의 가장 큰 장점은 판소리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뮤지컬과의 화학적 융합이 원활하다는 점. 실제 무대에서 판소리를 축으로 팝, 록 등 다양한 음악과 섞이면서도 우리 DNA를 가진 뮤지컬로 탄생됐다는 평이다.
여기에 무대 기술과 의상 등이 한국적 정서에 바탕을 두고 꾸며지거나 드러나기 때문에 무대와 객석의 격간을 느낄 수 없다. 한국 현대문학사에 우뚝한 이청준 소설 원작이고 이를 거장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인지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시즌은 남도의 봄꽃망울이 다투어 피는 오는 3월 20일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시작한다.
영화 ‘서편제’에서 오정해 김명곤 등이 열연했던 청산도 길녘 소리 장면과 같은 깊이를 보여줄 배우는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이자람이다. 그는 2012년에 이어 이번에도 여주인공 송화 역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연극 ‘당통의 죽음’, 판소리극 ‘억척가’ 등에서 연기 감각을 익혔다.
송화 역의 또 다른 배우는 뮤지컬 ‘카르멘’ ‘아이다’ ‘몬테크리스토’ ‘선덕여왕’ 등에서 내면의 음색을 드러냈던 차지연이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판소리 고수로 유명한 박오용 옹이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외할아버지와 공연을 다녀 송화 역이 낯설지 않다. 세 번 연속 캐스팅됐다.
신인 송화로는 ‘머더 발라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장은아가 첫발을 내딛는다.
남자 주인공 동호 역에는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그룹 엠블랙 멤버 지오가 첫 도전에 나섰다. 일본 원정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기본기를 익혔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다 2006년 한국 무대에 데뷔한 마이클 리는 동호의 ‘한국적 감성’을 뿜어내기 위해 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안정적인 뮤지컬 배우로 꼽히는 송용진도 동호로 열연한다.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아버지 유봉 역엔 서범석과 양준모가 캐스팅됐다.
연출가 이지나씨는 “추가 곡을 만들어 송화와 동호의 드라마를 더욱 강조할 계획”이라며 “록, 발라드, 클래식 등이 판소리와 신선한 조화를 이루면서 세대를 불문한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월 11일까지(1577-3363).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