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손양원 목사 신사참배 반대운동은 신앙 넘어 민족주의적 투쟁이었다”
입력 2014-02-07 02:32
일제 강점기 손양원 목사가 펼쳤던 신사참배 반대운동이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일제 근간을 부정하고 강압적인 전시체제에 반대하는 숭고한 민족주의적 운동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만열 산돌손양원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전 국사편찬위원장)은 6일 중동고 총동문회가 개최한 ‘손양원 목사 중동고 명예졸업 기념 세미나’에서 “역사학계에서 목회자들의 신사참배 운동을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역할을)한정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으며 가장 적극적인 민족주의 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 일본은 근대국가라고 하지만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은 정교일치 상황이었고 신사참배, 천황이 있는 도쿄를 향해 허리를 숙이는 동방요배 등을 통해 전시상황을 부추겼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신사참배 반대는 우상숭배 반대를 넘어 반전 운동, 민족주의적 투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손 목사는 국가체제를 전복하려 한다는 명목으로 종신형을 받고 투옥됐다”면서 “손 목사는 일제의 국가주의를 우상으로 반대하면서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정신을 함양시켜야 한다는 민족의식, 주체성이 철저했던 분이다. 따라서 신사참배 반대운동은 민족주의 운동이라는 측면에서 바른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입양했던 용서와 화해, 원수사랑의 정신은 분열과 대결, 갈등으로 얼룩진 요즘 시기에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이날 “우리도 사람을 죽이는 원자탄이 아니라 손 목사처럼 사람을 살리는 사랑의 원자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고는 이날 졸업식에서 손양원 목사의 장녀인 손동희(82) 권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손 목사는 1919년 중동고에 입학했으며, 다음해 부친 손종일 장로가 독립만세 운동으로 구속되면서 자퇴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