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세종의 예술혼 담아낸 봉래의
입력 2014-02-07 01:37
세종은 문화 임금님이다. 조선 오백년의 문화 융성기는 단연 세종 시기였다. 한글 역사 천문 역법 문학 활자 지리 농학 윤리 등 꽃피운 분야가 많다. 시와 음악과 춤을 함께 피워낸 궁중예술의 걸작이 봉래의(鳳來儀)다. 조선 건국을 기리는 서사시인 용비어천가에 곡을 붙이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작품이다.
또 다른 걸작인 종묘제례악은 자주 공연되었지만 규모가 웅장했던 봉래의는 잊혀질 뻔했다. 고종 때 복원을 시도했으나 축소된 규모였고 당시의 음악을 썼다. 2007년 그런 귀중한 문화유산을 국립국악원에서 살려냈다. 세종실록에 실린 악보와 악학궤범에 있는 무보를 토대로 음악을 복원한 후 다시 춤은 물론 의상과 소품까지 찾아내 생명을 불어넣었다. “음악, 춤, 복식 기록은 있으나 어떤 동작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 근거해서 최대공약수를 찾았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자 심숙경씨 말이다.
정악단 80여명과 무용수 50여명이 무대에 오른다. 유장한 음악에 맞춰 우아한 춤사위가 이어지고, 향비파와 당비파 연주자 사이로 무용수들이 노래를 부른다.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세종의 마음이 예술로 승화했다. 지금은 5월 여주 영릉에서 세종대왕 탄신일에 갖는 숭모전과 10월 한글날에 봉래의가 공연된다. 심숙경씨는 올해 대만 난화(南華)대학 민족음악학과에서 객좌교수로 한국 전통춤을 가르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