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이방인 시선으로 조명한 사카모토 료마 삶
입력 2014-02-07 01:35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마리우스 B. 잰슨(푸른길·3만5000원)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막부시대를 끝내고 천황 친정체제의 중앙집권적 근대국가를 수립했다. 1835년 일본 도사 번(藩)에서 태어난 하위 무사 ‘사카모토 료마’는 32세에 암살당하기까지 짧은 생을 살았지만 오늘날 메이지 유신의 주역으로 칭송받고 있다.
시대의 풍운아 정도였던 그를 국가적 영웅으로 띄우는 데는 시바 로타료의 소설 ‘료마가 간다’의 영향이 컸다. 1962년부터 66년까지 일본 산케이신문에 연재된 소설로, 당시 로타료에게 결정적인 집필 동기를 제공한 게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출신 동양사학자인 저자는 일본 근현대사를 연구하던 1961년 이 책을 영문 출간했다. 서양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조명 받지 못하던 료마와 나카오카 신타로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메이지 유신 과정을 그려내 주목받았다. 막부의 통치권을 천황에게 돌려주는 대정봉환 등의 구상을 담은 료마의 선중팔책 등을 조명하며 료마의 역할을 비중 있게 소개한다.
일본 근현대사를 다룬 고전으로 인정받지만 근대사관을 토대로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소설과 드라마로 각색되기 전 제삼자인 이방인의 시선으로 쓰인 료마에 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손일·이동민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