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vs 정몽준’ 빅매치 성사 가능성…김, 오늘 황우여 대표 만날듯

입력 2014-02-06 03:25 수정 2014-02-06 07:15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간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던 두 사람 모두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새누리당 지도부와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총리는 5일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를 조만간 만나서 이야기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서는 (회동 결과도) 밖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최근 지인들에게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를 영입하기 위한 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기름 유출사고 상황 점검차 전남 여수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 전 총리가 미국에) 가기 전에 만나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6일 김 전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 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30분간 정 의원과도 따로 만났다. 회의에서 “‘토포악발’(吐哺握髮·식사 때나 머리를 감을 때 손님이 오면 황급히 나가서 맞이하며 극진히 대우함)의 자세로 뜻있는 인재를 널리 모시겠다”고 한 데 이어 연일 출마 후보 영입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미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정 의원은 황 대표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박원순 서울시장이 열심히 하시는데 제가 새로운 관점에서 서울시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며 “늦기 전에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 신탁문제 등) 모든 문제를 다 포함해 이런 결정을 하는 데 제도적인 어려움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달 안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너무 늦으면 안 된다”고 했고, 김 전 총리와의 경선 여부에 대해선 “출마를 결정하면 말씀드리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정 의원이 1983년부터 31년간 맡아온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직에서 갑자기 물러난 것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두 거물급 인사 간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서울에 지역구가 있으면서 7선 국회의원인 정 의원이 조직과 인지도 측면에서 앞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친박(親朴)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판세를 장담하긴 힘들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를 낙점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친박 주류가 김 전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경우 판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